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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보다는 궁핍이
기쁨보다는 아픔이
우리를 삶의 진상에 마주 세웁니다.


그리고 삶의 진상은
다시 삼엄한 대립물이 되어
우리 자신을 냉정하게
대면하게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냉정한 인식은
비정한 것이기는 하지만
빈약한 추수(秋收)에도 아랑곳없이
스스로를 간추려보게 하는
용기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아픈 기억을 잊는 것은
지혜입니다.
아픈 기억을 대면하는 것은
용기입니다.


  1. 제11화 구도와 고행

    구도求道에는 언제나 고행苦行이 따릅니다. 구도의 도정에는 목표가 없습니다. 고행의 총화가 곧 목표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도는 곡선이기를 원하고 더디기를 원합니다. 구도는 도로의 논리가 아니라 길의 마음입니다. 도로는 속도와 효율성이 지배하는 자본의 논리이며 길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동행하는 인간의 원리입니다. 우리는 매일 직선을 달리고 있지만 동물들은 맹수에게 쫓길 때가 아니면 결코 직선으로 달리는 법이 없습니다.
    Category신영복의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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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10화 사색의 갈무리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워집니다. 고목古木이 명목名木인 까닭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나무와 달라서 나이를 더한다고 하여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니며 젊음이 언제나 신선함을 보증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노老가 원숙이 소少가 신선함이 되고 안되고는 그 연월年月을 안받침하고 있는 사색의 갈무리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어제의 반성과 성찰 위에서 오늘을 만들어내고 오늘의 반성과 성찰 위에 다시 내일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사색의 갈무리가 우리를 아름답게 키워주는 것입니다.
    Category신영복의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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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9화 춘풍추상

    春風秋霜 춘풍추상 대인춘풍 지기추상 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추상같이 엄정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을 돌이켜보면 이와는 정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의 잘못은 냉혹하게 평가하는가 하면 자기의 잘못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자기의 경우는 그럴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전후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남의 경우는 그러한 사정에 대하여 전혀 무지하거나 알더라도 극히 일부분 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형평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타인에게는 춘풍처럼 너그러워야하고 자신에게는 추상같이 엄격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대화와 소통의 전제입니다.
    Category신영복의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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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제8화 가슴이 생각

    생각은 가슴이 합니다. 가슴에 두 손을 얹고 조용히 생각합니다. 누구도 머리에 손을 얹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각이란 잊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가슴에 담는 것입니다. 생각은 애정이며 책임이며 포옹입니다. 그래서 생각은 가슴 두근거리게 합니다.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바깥에 세워두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가슴 아파하고 있는지.
    Category신영복의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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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제7화 목수의 그림

    노인목수가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집그림에서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합니다. 충격은 집을 그리는 순서였습니다. 주춧돌부터 그리기 시작하여 맨 나중에 지붕을 그렸습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과는 그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집그림은 집짓는 순서와 같았습니다. 책과 교실과 학교에서 생각을 키워온 우리들과는 반대였습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붕부터 그려온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Category신영복의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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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제6화 당무유용

    當無有用 당무유용 진흙을 반죽해서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은 그 속이 비어 있음(無)으로 해서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깁니다. 유有가 이로움이 되는 것은 무無가 용用이 되기 때문입니다. 찻잔 한 개를 고를 때에도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양, 색깔, 무늬에 한정되어 있을 뿐 그 비어있음에 생각이 미치는 경우는 드뭅니다. 도무수유道無水有 도는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것은 물입니다. 지엽枝葉에 마음 앗기는 일 없이 항상 근본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색色과 공空이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Category신영복의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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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제5화 사랑의 비약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뛰어넘는 비약입니다. 모든 사랑은 비약으로 이어지고 비약은 다시 비상으로 날개를 폅니다.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은 그 한 사람에 머물지 않고 그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으로 이어지고 어느새 아름다운 사회와 훌륭한 역사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사랑은 비약입니다.
    Category신영복의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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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제4화 꿈과 깸

    우리는 새로운 꿈을 설계하기 전에 먼저 모든 종류의 꿈에서 깨어나야합니다. 꿈보다 깸이 먼저입니다. 꿈은 꾸어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서, 누구한테서 꾸어올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꿈과 동시에 갚을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잊지말아야 하는 것은 깸은 여럿이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집단적 몽유夢遊는 집단적 각성覺醒에 의해서만 깨어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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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제3화 사랑경작

    사랑이란 서서히 경작되는 농작물입니다. 사랑은 삶 속에서 자라는 한 그루 나무입니다. 그것은 어느 순간에 화살처럼 꽂히거나 운명처럼 부딪쳐 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은 사전事前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후事後에 경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이 경작되기 이전이라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그 이후라면 새삼스레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나는 사람이 없듯이 사랑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랑을 염려하지 않는 것은 불모의 땅에서도 사랑을 경작하는 인간의 위대한 능력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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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제2화 대면

    풍요보다는 궁핍이 기쁨보다는 아픔이 우리를 삶의 진상에 마주 세웁니다. 그리고 삶의 진상은 다시 삼엄한 대립물이 되어 우리 자신을 냉정하게 대면하게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냉정한 인식은 비정한 것이기는 하지만 빈약한 추수(秋收)에도 아랑곳없이 스스로를 간추려보게 하는 용기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아픈 기억을 잊는 것은 지혜입니다. 아픈 기억을 대면하는 것은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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