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알고(?) 지낸 지 벌써 20여 년이 되어갑니다.
여고를 졸업하고 많은 꿈들을 안고 시작했던 대학생활 속 수많은 이념서들 사이에서 만난 '검열필'이 찍힌 한 권의 책은 저에게 항상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갖게 하면서 힘들고 지친 대학생활의 든든한 조언자이자 따뜻한 마음의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세월속에서 처음 만난 친구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빛만 바란 채 여전히 제 옆을 지키고 있지만 지금 저의 모습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타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뒤로한 채 현실에 숨어버린 겁쟁이의 모습이 되어 있습니다.
자주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엽서', 그리고 최근에 나온 '처음처럼'까지 여전히 애정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뵐을 때와 한결같은 모습이 너무나 기쁩니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아 이제서야 이러한 공간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지요?
지금도 하루가 고달프거나 마음이 아픈 날이면 이제는 노랗게 변해버린 선생님의 책을 찾아 스스로를 위로하고 따뜻한 위안을 얻습니다.
반평생 가까이 선생님의 도움으로 살아가면서 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너무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어딘가에 계신다는 선생님의 존재만으로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