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출간
연합뉴스 2004.12.14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신영복(申榮福)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고전 독법 역시 과거의 재조명이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전 독법의 전 과정에 관철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태산준령 앞에 호미 한 자루로 마주 서는' 심정으로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관점에서 동양 고전의 세계를 독법한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돌베개)을 펴냈다.
신 교수가 성공회대에서 `고전 강독'이란 강좌명으로 개설한 교양과목에서 진행해왔던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
책은 기원전 7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에 이르는 춘추전국시대의 사회변혁기의 사상을 중심으로 `시경', `서경', `초사', `주역',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순자', `법가' 등 기본 고전에서 가려 뽑은 원문을 예시한 뒤 `관계론'을 화두로 삼아 풀이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신 교수가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옥중생활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방에 앉아서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면서 자신과 동시대를 반성하는 계기로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신 교수는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과 이러한 열망을 사회화하기 위한 거대 담론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는 점에서, 또 부국강병이 최고의 목표가 되고 있는 무한 경쟁 체제라는 점에서 오늘의 상황이 춘추전국시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그래서 당시의 담론을 통해 오늘날의 상황에 대한 비판적 전망을 모색할 수 있다고 고전 독법의 의미를 설명했다.
신 교수는 글을 마치면서 시와 산문을 더 많이 읽을 것을 권했다. 시와 산문을 읽는 것은 바로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가슴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감성과 인격은 사상의 최고 형태로, 사상은 이성적 논리가 아니라 감성적 정서에 담겨야 하고 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상은 자기의 삶속에서 실천된 것만이 자기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사상의 실천을 당부했다.
shg@yna.co.kr